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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08 01:22

기다림의 미학....

조회 수 949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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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빨리빨리"란 단어가 제게는 너무 익숙한 단어가 되어 버린거 같습니다...

운전도 빨리빨리...
걸음걸이도 빨리빨리...
사진도 빨리빨리...

그렇게 빨리 가고.. 빨리 찍고... 빨리 무엇을 해도 천천히 한것과의 차이가 그리 나지 않을텐뎅... ^^;;;
교통방송에서 "느린만큼 빨라집니다"란 캠페인을 벌여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건만... 그저께 2년만에 필카를 들고 사진을 찍으면서 참으로 편하게.. 빨리빨리... 생각없이... 살았구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디카는 찍자마자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가 어떻게 찍었는지... 무엇을 잘못했는지... 그래서 곧바로 수정할 수 있지요.... 그렇게 되다보니... 일명 대량생산이란 덫에 걸려... 내가 어떻게 찍고 있는지도 모르게 그냥 기계적으로 셔터를 눌러대기 일쑤였습니당.. 최소한 최근 2년정도는..... 그래서 제게 남겨진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파일들이죵... DVD로 1장반정도 되니까...

그런데 그저께 우연찮은 계기로 필카를 꺼내보았습니다... 창고 한 귀퉁이에서 먼지 소복이 맞아가며 다시 햇빛 볼날을 기다리고 있더군용... 10년을 동고동락했었건만 편한거에 눈이 멀어 그렇게 내팽게쳐질줄이야....
최소한 예전에 셔터를 누르기 전에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태양이 어디에 있고... 조명이 어떻게 반사될것이며... 그림자가 어디에 지고... 여백을 어디에 얼마간 두고... 등등.....
짧은 순간이었지만...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고 셔터를 눌렀었는데...

아무튼.... 오늘 사진관에 가서 오늘 찍은 사진을 찾아보았습니다... 15년간 쌓아온 실력은 온데간데 없더군용... 거기에는 내가 찍었어...? 라고 할 정도의 어색한 색감과 사진뿐.... 그리고 하루를 못참아서 안달하고 있던 제 모습만이 남아있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렵니다... 새로 시작하고... 앞으로 갈길도 멀지만... 천천히... 하나하나 곱씹으며 살살 나가렵니다...

인생이 되었건... 카메라가 되었건...
  • ?
    raman 2004.07.08 09:58
    오호~~~ 남은 두달동안...신공을 연마해서......

    "작품"을 보여 주소서~~~~
  • ?
    주사조 2004.07.08 21:31
    15년 동안의 "작품" 좀 보여주세요~~~~~~~~~~~~~~!!!
  • ?
    까만롤빵 2004.07.08 23:06
    알아서 상상하십쇼...